메뉴 건너뛰기

창작

2025년 02월 08일 2025년 02월 22일

그가 은퇴하기를 바랐다.

 

그와 헤어졌지만, 여전히 헤어진 것 같지 않다. 왜냐하면 집 앞 버스 정류장 가판대, 스포츠 신문에서 언제나 그의 이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으로 외국 무대에 진출한 선수였다. 식민지의 설움을 이기고, 과거 우리를 짓밟았던 그들이 만든 스포츠에서 두각을 내서 현재 그 무대에서 뛰고 있었다. 그래서 모두 그를 응원했다.

 

개인의 영광을 국가의 영광으로 여기며, 여전히 식민지의 후유증이 남아 있는 처지에서 잘 나가는 선진국에서 대접받고, 현지 선수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게 큰 자랑거리였다. 매년 역대급으로 인상되는 연봉에 열광하고, 그가 뛰는 팀이 성적이 좋으면 내 일처럼 기뻐했다. 물론 내가 보기에는 열등감의 발로다. 나는 1등이 되지 못할 것 같으니까 능력 있는 선수한테 빙의하는 게 아닌가! 팀으로는 그들을 뛰어넘기 힘들지만 한 명이라면 가능하니까.

 

전 애인의 이름이 하필이면 유명인과 같은 건 불행하다. 그를 잊고 싶지만, 신문에서 뉴스에서 그 이름이 안 들리는 날이 없다. 사람들은 그 이름에 환호하지만, 나는 단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헤어진 전 애인이 떠올랐고, 씁쓸하기 이를 데가 없다. 내게 그와의 추억이 없었다면 남들처럼 그와 함께 기뻐했겠지만, 그런 일은 이미 벌어질 수가 없게 됐다.

 

그를 완전히 잊을 수 있게 그가 어서 은퇴했으면 좋겠다.

장면 노래의 탄생
장면 교차 커뮤니티
장면 스포츠 신문
장면 나는야 보험상품
장면 네편 내 편
장면 실뱀
장면 짜증남녀
장면 성형 배우
장면 호구
장면 싱어송라이터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