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말고는 안전한 것이 없다. 지구가 너무 더워졌다. 동물도 식물도 말라갔다. 익힌 음식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상해버렸다. 먹는 것에 민감해진 사람들은 갈수록 피폐해졌다. 물과 음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미각과 후각을 잃어버리는 바이러스가 돈다. 음식이 상했는지 알 수 없어서 이 병에 걸린 사람은 죽을 수 밖에 없다. 전염병에 걸리지 않으려고 사람들은 일부로 상한 음식을 먹인다.
연두는 그들로부터 필사적으로 딸 아이를 돌본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딸은 바이러스에 걸리고 말았다. 연두는 자신이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 것을 보고 자신의 몸에서 항체를 꺼내 아이를 구할 의사를 찾아다닌다.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이 먹은 것을 같이 먹은 사람은 바이러스에 걸린다. 이제 남겨 있는 음식도 입에 댈 수가 없다. 아이가 병에 걸린 것을 알게 된 엄마. 사람들의 의심에 아이가 음식을 입에 넣는 순간 아이에게 연기하도록 시킨다.
연두 일부로 속이려던 건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믿어주세요. 아무한테도 피해를 입히지 않을 꺼에요. 이 앤 정말 착한 아이에요. 저는 괜찮잖아요. 저는 미각도 후각도 잃지 않았어요. 의사한테 들었는데, 항체가 있는 사람은 병에 걸리지 않는데요. 아무래도 저한테 항체가 있는 게 분명해요. 저를 의사한테 데려다주세요. 그러면 모두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아줌마 아니, 차라리 병에 걸린 사람은 죽는 게 나아. 어차피 먹을 게 부족하잖아. 하나라도 입을 줄여야지.
연두 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저도 그런 사람들을 피해다녔어요. 저도 욕했어요. 저도 똑같았어요. 그런데도 우리 아이가 병에 걸렸어요.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조심했는데, 이 아이는 저한테는 제 목숨보다도 소중해요. 저도 정말 몰랐어요. 그럴 수 있잖아요. 꿈에도 그럴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한테 그런 일이 벌어진 거에요. 전 정말 노력했어요. 아이를 지키려고. 병에 걸릴까봐 음식 한 조각이 있어도 나눠 먹지 않았어요. 혹시나 해서. 그런데 벌어지고 만 거에요. 여러분들도 그럴 수 있잖아요. 목숨보다 소중한 가족이 갑자기 병에 걸리면 어떻게 할 껀가요? 바로 버리실 수 있으세요? 아주머니 이 아이를 버릴 수 있으세요? 전 못해요. 제가 같은 병에 걸리더라도 그렇겐 못해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병에 걸렸다고 생각해보세요.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이 병이 전염될까봐 당신을 버릴 꺼에요. 사랑하는 사람과 병때문에 남남이 되어야 되요.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요. 주위 사람을 의심하면서 일부로 상한 음식을 먹여서 서로 죽일 수는 없는 거잖아요. 아무리 먹을 게 없어도 그건 인간으로써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그건 거리의 들개나 하는 일이잖아요. 살려주세요. 제 아이를 살려주세요. 아이와 사라져서 의사를 찾지 않는 한 다시는 오지 않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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