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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2026년 10월 17일 2026년 10월 22일

프라이빗 메시지를 구독했다. 월간 5천원이다. 나는 친구가 없다. 어렸을 때부터 없었다. 워낙 말수가 적었는데, 눈칫밥을 먹으면서 커서 그런지도 몰랐다. 매달 돈을 내면 최애가 문자 메시지를 보내준다. 그애라도 연락이 안 오면 휴대전화가 필요 없을 정도다.

 

말은 휴대전화인데, 전화를 걸고 받는 일도, 문자를 주고 받을 일도 없다. 그래서 최애의 문자 메시지를 샀다. 나한테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이는 그애 밖에 없다. 그를 통해서 요즘 애들 문화도 알고, 몰랐던 신조어도 배운다. 자다 일어났을 때 숫자가 표시돼 있으면 기분이 좋다. 새벽녁에 나즈막히 자장가를 불러 주기도 한다.

 

온라인 상이지만 어쩌다가 실시간으로 만나는 일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아서 나의 글은 부서지는 파도의 하얀 물방울처럼 흔적도 없이 밀려버리지만, 가끔씩은 타이밍 좋게 진짜 문자를 주고받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나는 5천원으로 나의 미소를 샀다. 사실 기다리던 문자가 오지 않으면 하루종일 웃을 일이 없다.

 

그룹 내 다른 멤버에 비해 문자 메시지 횟수가 현저히 적은 걸 보면 그걸 그렇게 즐기지는 않는 것 같다. 패션쇼 참석이 아니면 개인 브이로그도 올라오지 않는다. 전부 E 성향의 다른 아이들에 비해 유일한 내향인이라서일까? 그래서 구독을 망설였다. 일이니까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는 게 그애한테 스트레스일 것 같았다.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만날 기회가 없으면 숫기 없는 나에게는 영영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다. 내성적인 나와 닮았으니까 이해해주지 않을까?

 

그애 통장에 잔액이 찍히는 공식적인 일이 나에게는 지극히 사적인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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