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언덕배기에 위치한 동네 유지의 집에서 태어난 김씨는 어느 날부터인가 자폐증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어머니는 진심으로 자식을 돌보았지만 일찍 죽었고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했다. 돌봐 줄 이 없는 김씨는 장애아동이 있는 시설로 옮겨진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김씨 아저씨가 나타났다. 동네는 전부 재개발이 되어 아파트로 변했지만 김씨 어머니가 정성껏 가꾸었던 정원만은 놀이터로 남아 있었다. 사람들은 그 김씨가 이 김씨일꺼라고 했지만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김씨는 이곳에 머물며 정원을 가꾸고, 쓰레기를 치웠다. 누군가 담배라도 피우면 그 앞에서 초조히 기다리다가 꽁초를 주워 버렸다. 마을 사람들은 김씨를 쫓아내려다가 실패하고 그만의 공간과 삶을 존중해주기로 했다. 담배꽁초가 없어지고 평화로운 놀이터로.
이사오는 날,
얜 어디로 사라진거야?
정원에 갔을 껄.
정원이요? (아파트에 무슨 정원?)
요 사잇길로 올라가봐. 금방 찾을 수 있을껄?
놀이터를 왜 정원이라고 부르지?
놀이터보단 정원이 더 예쁘잖아.
뭐, 이런 동네가 다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