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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2014년 07월 15일 2023년 01월 24일

 

친구     미쳤어? 

 

나        (무표정하게) 아니, 안미쳤어. 난 예전에도 지금도 지극히 현실적이야.

 

친구     (어이 없다는 듯이) 나도 드미트리를 좋아해. 아니, 온 세상 사람들이 그를 영웅으로 생각할꺼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드미트리가 되고 싶어하는 건 아니야.

 

나        난 드미트리가 되려는 게 아니야. 드미트리처럼 되고 싶은 거지.

 

친        (손사래를 치며) 말도 안돼. 드미트리는 예전의 드미트리가 아니야. 그는 첨단 장비로 무장한 사이보그라고. 아무도 함부로 사이보그가 될 수는 없어. 장애인으로 태어나거나 장애인이 됐을 때만 가능해.

 

나        그래서 장애인이 되겠다는 게 아냐!

 

친구     슈퍼 장애인이 되기 위해서 일부로 장애인이 되는 건 범죄라고. 들키면 그 길로 올림픽 영웅이 아니라 철창 신세를 질껄.

 

나        (한숨) 여긴 감옥이 아니고? 예전에는 정상인과 장애인을 구분해서 정상인들이 장애인들을 한 수 아래로 봤어. 하지만 이젠 세상이 바뀌었어. 장애인들은 누구나 후원자만 찾으면 슈퍼 장애인 대회에 출전할 수 있고, 큰 돈을 벌 수 있어. 계층의 사다리따윈 진작에 사라진 현실에서 그나마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건 이 길 뿐이야. 아니면 평생 돈의 노예가 되서 결혼도 못하고 집도 못 구하고 혼자서 쓸쓸하게 죽어갈꺼야. 난 그렇겐 안 살아.

 

친구     네 말은 이해해. (울쌍) 하지만 슈퍼 장애인이 되는 길만 있는 건 아닐꺼야. 다른 길도 잊지 않겠어? 이건 너무 위험부담이 크다고.

 

친구의 마음을 이해한다. 슈퍼 장애인들은 또 하나의 계급을 형성하고 있다. 그들은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좋은 집에서 예쁜 여자들과 함께 산다. 처음에는 아무도 슈퍼 장애인 대회가 장애인을 동경하는 대회가 되리라는 예측을 하지 못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장애인 대회. 그러나 첨단 기술이 허용되는 슈퍼 장애인 대회가 시작된 이후로 사람들은 인간이 가진 신체적인 능력만을 이용할 수 있는 올림픽을 지루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더 빠르고 더 힘이 세고 더욱 능력이 출중한 슈퍼 장애인들은 곧 영웅이 됐다. 만약 장애인이 돼서 구글과 같은 스폰서만 만나게 된다면 내 친구와 나의 삶은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다. 나 역시 친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지만 미래는 모르는 거다. 난 이미 결심했다.

발상 드라마 레인보우 아이템즈
장면 내 생애 다섯 곡
장면 슈퍼 장애인 올림픽
장면 김씨의 정원
공상/우화 재시아
장면 2024세기 카스트
장면 혼자이고 싶어요
장면 헤어진 다음 날
장면 지워진 사람
장면 새벽,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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