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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2022년 06월 06일 2023년 01월 24일

지금 내 앞에서 가사를 알아듣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하는 거야?


그래. 리듬과 가사가 각각 반반이잖아. 그래서 저작권료도 똑같이 배분하는 거고. 난 가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가사? 쳇, 개나 줘버려?


(약간 날 선) 뭐?


너 팝송 듣잖아. 가사 일일이 신경 쓰면서 들어? 니가 언제부터 가사에 그렇게 목을 맸다고! 지난번에 노랫말 쓸 때도 2음절이냐 3음절이냐 미치게 고민하더니 결국 발음 좋은 걸로 선택했잖아. 안 그래?


그건 가사는 리듬으로 전해지는 거니까 타협한 거지. (억울한 듯한) 어쩔 수 없었다고.


아, 18. 몰라, 나한텐 그냥 소리야.


(정색하며) 야, 너 지금 뭐라고 그랬냐?


(타이르듯이) 니가 가사를 뭐라고 쓰건 상관없다고. 난. 나는 그냥 그게 리듬에 맞는 어떤 소리이기만 하면 돼. 그게 영어든 일어든 무슨 상관이겠어. 요즘 노래 중에 시쳇말로 번역기 돌려서 무슨 뜻인지 알아먹을 수 있는 노래나 있어? 한글하고 영어하고 뒤죽박죽으로 섞어 놨는데. 그래도 사람들이 좋아하잖아!


(화가 나서) 그럼, 니 조카 옹알이로 노래 만들어. 뭣 하러 나랑 일해!


(발끈해서) 미치겠네. 갑자기 왜 그래? 어제까지 아무렇지도 않았잖아! 왜 갑자기 노래 가지고 철학을 하려고 하냐고!


그냥 생각이 바뀌었어. 아무리 힙합이래도 중얼거리기만 한다고 노래가 되는 건 아니잖아. 그럼, 낙서할 것이지 뭣 하러 힘들게 노래를 만들어서 부르느냐고. 그리고 그런 노래가 널리 불리는 건 한 마디로 공해야. 쓸 데 없는 소음이라고. 그 뭐냐. 어렸을 때 골목에서 누구랑 누구가 사귄대요 얼레리 꼴레리하는 거랑 똑같다고.


(다시 한번 최대한 억누르며) 힙합은 태생이 그래요. 옛날에 가난한 흑인 애들한테 무슨 철학이 있었겠냐. 그냥 하루하루 사는 게 좇갔다고. 윗대가리 죽이고 싶다고. 하고 싶은 말 못할 말 다 내뱉으려고 만든 거잖아. 지금도 돈지랄하고 마약하고 패륜 짓하고 섹드립하고 원래 이 장르가 그렇게 처먹었다고.


지금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냐? 힙합 역사는 내가 너보다 더 잘 알아. 근데, 그래서 뭐? 어쩌라구!


(할 말 없는)


힙합이 어떻게 생겨났건 그딴 거 난 관심 없어. 내가 하는 거잖아. 걔네가 아니고 나. 여기 니 앞에 나. 난 싫다고. 이제부턴 그런 가사 안 쓴다고. 알아 쳐들어?


(짜증 나서) 아이, 새끼

 

ㅎ1

장면 못 알아먹는 노래
장면 내일의 원숭이
장면 불의 꽃
장면 살인자의 형벌
장면 그대로 지나친 건
장면 글쟁이 의사
장면 편커플
장면 키스 타임
장면 레, 초희
장면 나이의 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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