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너한테 맞춰야 하는데?
아니, 나 말고. 세상이 그렇다고.
세상이 그러든 말든 나하고 무슨 상관이냐구!
왜 상관이 없어? 넌 이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세상 사람들과 부대껴야 하는데.
난 상관없어.
네가 상관없다고 해서 진짜 상관없는 게 되는 게 아니잖아! 세상이 그런걸.
나한테 그들에게 맞추라고 강요하지 마!
네가 다칠 거야. (머뭇거리며) 네가 다칠까 봐 두려워.
그건 내 일이야. 다치든 말든 상처받든 말든 그건 내 일이라고! 네가 그것까지 앞서서 걱정할 필요는 없어!
널 사랑하니까 그래. 네가 다치는 게 싫어. 실망할꺼라구!
제길. 실망하든 말든 제발 신경꺼! 왜 이렇게 잔소리야! 너는 늘 나를 생각한다지만 그게 나를 답답하게 해. 답답해 미치겠어! 넌 그냥 나를 믿지 못하는 거야! 세상 핑계를 대지만, 사실은 나가서 쓰러질 게 뻔하다고 생각하는 거잖아!
아니야, 나는 너를 믿어. 그걸 의심 하진 마! 그리고 난 널 누구보다도 사랑해. 이 세상에서 나보다 너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꺼야. 그래서 신경 쓰여 미치겠어! 알아!
난 이제 제발 네가 날 놔줬으면 좋겠어. 숨 막혀! 숨 막히다구! 날 내버려둬. 이건 내 길이야. 네가 내 길을 대신 걸어가줄 수는 없어. 세상과 부딪쳐서 처절하게 깨지든, 한 발자국이라도 나아가든 결국 내가 책임지는 거라고. 너 때문이 아니야. 네가 말리지 않아서 그랬다거나 네가 조심하라고 얘기해주지 않아서 그랬다거나 그런 게 아냐.
(운다)
왜 울어?
너한테 뭐라고 하는 게아냐. 그냥 세상은 너처럼 낭만적이지 않으니까. 네가 생각하는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알겠어. 벌써 머릿속에 앞날이 빤히 그려지는 거겠지. 그래, 그럴 수도 있을 거야. 네 말대로 될 가능성이 훨씬 클지도 몰라. 그래, 나도 두려워. 세상 사람들이 뭐라고 할지 두려워. 그렇다고 해서 여기에서 멍하니 세월만 가기를 기다릴 수는 없잖아. 이건 시간 낭비야.
(대화가 끊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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