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계약이 끝났다.
케이팝 아이돌이라는 게 겉은 화려해보이지만, 그 화려해보이는 것도 대형 소속사 가수들에나 해당하는 이야기다.
며칠 전 대표가 넌지시 물었다.
이제 뭘 할꺼야?
글쎄요.
연기 시작하는 애들도 있고, 노래하고 싶으면 뮤지컬 쪽으로 빠져도 괜찮고. 뭐, 내가 무능력해서 진작에 너희를 연기자로 뮤지컬 배우로 길을 닦아주질 못해서. 뭐, 시청률, 티켓 파워 이런 걸로 너희를 캐스팅하지는 않겠지만.
음악은요?
음악? 음악도 좋지. 계속 음악하게?
(분명히 음악과 춤으로 시작한 것 같은데) 이 바닥에서는 다음 행선지에 음악은 끼워주지 않나봐요. 연기력 없는 사람은 어디 서러워서 살겠나.
니네가 인기 그룹이었으면 계속 음악으로 비벼보기도 좋은데, 그렇지 않으면 힘드니까. 에휴, 다 내 잘못이다.
아니에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뭐, 대표가 말한 대로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은 빈 말이 됐지만, 괜찮아요. 저희도 별로 잘한 게 없는 걸요. 뭘.
너는 말을 해도... 뼈 때리네!
후훗, 그새 배웠어요?
배웠지. 니네들한테
아버지가 수 십년간 일해온 은행에서 명예퇴직하시고 한참 방황하시다가 엊그제 경비일을 시작하셨다. 이제 내 차례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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