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걸 못참기 때문에 호흡이 긴 드라마는 많이 보지 못했어요.
한 5년 전쯤에 우연히 재미를 알게 돼서 그때부턴 간혹 몰아보기를 했는데, 그 동안 아줌마들이나 보는 막장이라는 편견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구나 싶더군요. 사실은 잘 알지 못하면서 남들이 하는 말이 이끌려서 함부로 평가했던 것 같아요.
사실 생방을 이렇게 열심히 본 기억도 거의 없어요.
다시 보기를 한다거나 후기를 이렇게 열심히 써본 적은 더더욱 없구요.
생각하고 후기를 쓸 시간이 부족해서 신경쓰일 것들은 다 미룰 정도로 진짜 두 달동안 슬사에 푹 빠져 지낸 것 같아요.
가장 좋은 작품은 영감을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이 드라마는 훌륭해요.
그리고 사람들과 함께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는 즐거움도 알았어요.
사실 작품은 작가의 손을 떠나면 그 다음부터는 독자의 몫이죠.
영화 미저리처럼 작가를 좌지우지할 게 아니라면 마음을 수습하는 건 결국 독자 자신일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비평의 중요성을 절감했어요. 두 달 동안 공중파에서 귀한 전파를 사용하는데, 변변한 비평 조차 없더라고요.
배우의 소속사가 혹은 방송사에서 써준 기사를 복사 붙여넣기 할 뿐이고, 클릭수를 높이는 데만 혈인이 돼있어요.
어떤 콘텐츠든 비평가는 작품을 다르게 보는 눈을 제공하고, 작가가 더 좋은 작품을 쓰도록 자극을 줄 수 있어요.
한국 드라마가 이제는 해외에서도 많이 소비되고 있는데 괜찮은 눈을 가진 비평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독자의 수준 역시 작품의 완성도를 바꿔요.
좋은 작품을 선택하는 선구안이 있고, 제대로 비판할 수 있다면 계속 더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겠죠.
배우들에게는 사실 별 불만이 없어요. 영화를 오랫동안 봐왔지만 우리나라의 배우 수준은 아역부터 노역까지 매우 높다고 생각해요.
요즘엔 시청률때문에 초반의 임팩트가 중요한데, 마지막에 잘 끝내는 것도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축구에서도 시작하고, 5분 끝나기 직전 5분을 조심하라는 말이 있거든요.
슬사처럼 스릴러 성격이 강할 때는 더욱 마지막이 참 중요한데, 마지막 8회가 나머지 32회를 의미 없게 만들어버려서.;;;(예전에 파리의 연인의 마지막회때문에 뒤집어졌단 얘기를 들었었는데 그 심정을 이제야 알 것 같아요.)
작품의 첫인상은 당장의 시청률을 결정짓지만, 끝인상은 마케팅에서 말하는 재방문율 즉 그 다른 작품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해요. 요즘에는 모두들 지속 가능한 경영이 화두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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