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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2024년 09월 13일 2024년 09월 13일

#빌라 입구

선배 형사: (자동차에서 내리자마자 장갑을 끼며) 시체는?

후배 형사: (기다렸다는 듯이) 위층이요.

선배 형사: 상태는 어떤데?

후배 형사: 뭔가 칭칭 감아서 숨이 막혀서 죽은 것 같은데. 이상한 건 실 같은 화상 자국이 있어요.

선배 형사: (미심쩍은 표정으로) 불에 탔다는 거야?

후배 형사 불에 탄 건 탄 건데, 뭐라고 해야 하나? 불이 붙은 실이 몸에 붙어서 그대로 탔다고 해나 해야 할지?

선배 형사 그게 무슨 말이야?

후배 형사 (머리를 긁적이며) 그게, 직접 보셔야...

 

#선배 형사가 도착하기 전 사건 현장 옆집 거실

전구 빛이 어둡고, 오래된 소파에 머리가 헝클어진 채 망연자실 앉아 있는 이웃집 중년 여자의 얼굴이 보인다. 형사와 면담 중이다.

목격자: 실 같이 보였어요?

후배 형사: 실이요?

목격자: 실이요. 아주 가느다란.

후배 형사: 실이 뭐가 어쨌다는 거죠?

목격자: (눈물 자욱이 있는 초점 없는 눈으로 멍하니 혼잣말하듯이) 그게 창가에 있었어요. 하얀 실 같은 게. 너무 신기해서 창문 밖을 뚫어지게 쳐다봤거든요. 가까이에 다가갔는데. 글쎄, 그게 고개를 들듯이 움직였어요. 왜 피리 소리에 움직이는 코브라 있잖아요. 그것처럼요.

후배 형사: (눈이 반짝이며) 뱀이요? 뱀이었어요?

목격자: 그러더니 갑자기 번쩍, (울먹이며) 불이 난 것처럼 엄청 밝게 번쩍거려서 순간 눈을 감았어요. 그런데 눈 떠보니 옆집에 창문이 열려 있었나보더라고요. 그곳으로 재빠르게 움직여서 꼬리만 봤어요.

후배 형사: (흥미롭게) 그래서요?

목격자 그 다음엔... (흐느끼며) 전 그냥 추운 겨울이고, 밤중이니까 잘못 봤겠거니 했어요. 그런데... 그런데... 얼마간 시간이 흘렀을까 할머니의 비명 소리가 들렸어요. 분명히 벌써 주무실 시간인데, 깨어있으셨던 건지. 아마 크리스마스 이브라 파티에 간 손녀를 기다리고 있었을 거에요. 그래서 그만...(울음 소리)

후배 형사: 뭐라 드릴 말씀이. 다음에 다시 여쭤볼께요.(남감해져서 목격자를 잠시 쳐다보다가 자리를 비켜 준다.)

 

#사망 사건 현장

살이 탄 내가 낸다. 흰머리가 성성한 할머니는 허리춤이 꽁꽁 말린 듯이 양말을 잔뜩 움츠린 채 창가 옆 흔들의자에 앉아 있다. 배와 팔에는 무수한 가로형의 탄 자국이 있고, 가슴을 지나 얼굴까지도 검게 탄 줄무늬가 어지러이 생겨 있었다. 다리도 마찬가지였다. 

선배 형사: 이게 뭐야?

후배 형사: (확신 없이 띄엄띄엄 말을 이어가며) 뭔가 몸에 딱 달라 붙어서 숨을 못쉴 정도로 조이면서 살을 태운 것 같습니다.

선배 형사: (어이없어서) 그게 무슨 말이야?

후배 형사: 그게 저도 잘...

선배 형사: (한심하다는 듯이) 목격자는 만나 봤어?

후배 형사: 네, 오시기 전에

선배 형사: 뭘 좀 봤데?

후배 형사: 그게, 실 같은 걸.

선배 형사: (답답해서) 실? 실뱀?

후배 형사: (놀라서) 아니,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선배 형사: 야, 말이 되는 소릴 해라! 실이라니까 그냥 갑자기 떠오른거야.

후배 형사: (먹적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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