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비슷한 휴머노이드와 함께 사는 미래. 로봇을 이등시민 취급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 장기간 입원했다가 사망한 백만장자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너무나 사랑한 외동딸 그리고 아버지를 돌보던 병원의 간호사와 어느 덧 친구가 된 딸. 아버지가 죽고 나서 한참 뒤 어느 날,
간호사: 그가 널 사랑한다고 믿어? 그의 사랑은 프로그래밍된 거야. 네 아빠가 너 하나 남기고 죽는 게 가슴 아파서 널 사랑하는 자신을 그한테 심어 넣은 거라고.
딸 (맞아. 그는 유일한 혈육이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내게로 왔다. 우린 우연히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만나 사랑에 빠졌다.) 지금 그가 로봇이라고 말하는 거야? 그는 우리랑 똑같은 피와 살을 가진 사람이야. 지난번에 화상을 입어서 고통스러워하는 거 너도 봤잖아. 네가 그일 치료해 줬던 걸 잊었어?
간호사 로봇도 얼마든지 사람인 것처럼 속일 수 있어.
딸 지금 그가 우릴 속이는 나쁜 사람이라고 말하는 거야?
간호사 (머뭇거리며) 아무튼 그렇게 자신 있으면 튜링 테스트를 해봐. 시험받고 결과지를 보여 주면 그땐 믿어 주지. 어쩌면 그게 진짜일지도.
딸 (차가운 표정으로) 넌 날 질투하는 거잖아! 그가 네가 아닌 나를 사랑하니까. 넌 그이가 로봇이길 바래? 우리가 전에 같이 욕했던 그 로봇을 사랑하는 찐따 같은 그런 사람들 말이야. 그게 우리이길 바라는 거야? (그 앤 아픈 우리 아빠를 정성껏 간호해 줬다. 그는 간호사다. 그런데 왜 이렇게 변했지?)
간호사 그래, 만약 네 말대로 그가 널 사랑한다면 네가 그 찐따인 거지!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딸 여기서 그만 두자.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