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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2024년 12월 07일 2025년 02월 20일

공포는 영혼을 잠식한다. 판단력을 마비시킨다.

 

수술을 전후해 약 일주일동안 병원에 있었다. 취직한 이후로 그렇게 길게 쉬어 본적이 없어서 책을 잔뜩 읽을 요량으로 이것저것 챙겨갔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처음 겪는 큰 수술 때문인지 글자에 집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의 탄핵 공포 대 5천1백만 국민의 계엄령 공포가 맞섰다. 누가 이길까?

주체 국회의원 국민
인구 108명(2024년 12월 6일 기준) 5133만명(2023년 기준)
기억

탄핵 트라우마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경험)

계엄령  트라우마 혹은 독재 트라우마

(5.18 광주시민 학살 장면)

공포 선거 때 우리당에 투표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가 나의 자유를 제한하고 끌려갈 수도 있다.

 

자기 직전 태블릿을 켜서 잠깐 보고 잠들려고 했다. 그런데 두둥. 엑스에서 비상계엄이라는 단어를 발견했고, 결국 다음 날 출근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슴 두근거리는 밤을 지새우며 아침 5시에 잠들어 겨우 3시간을 잔 채 일했다.

 

우선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사진이 떠올랐다. 영화나 사진 속에서 보던 그런 장면이 이제 내 앞에서 펼쳐지는 걸까? 앞으로 표현의 자유가 사라질 테니 데이터를 백업해둬야 하나? 

 

겨우 그 밤을 무사히 보내고, 4일이나 지나서 국회에서 탄핵 표결이 있었다. 그래도 여당 국회의원이 백 명이 넘는데, 8명은 채울 수 있을 줄 알았다. 영남권은 기대가 안돼도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 국회의원도 있으니까. 그런데 틀렸다. 불과 몇 시간 뒤 미래도 맞추지 못하는데, 트렌드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까?

 

스스로 실망했고, 자기만의 세계관에 빠진 미치광이의 일탈을 보는 것보다 국회의원들에 더한 절망감을 느꼈다. 아, 아무도 제어할 수 없구나! 아니, 그런 짓을 저지르고도 머리를 조아리는 당원 때문에 더욱 기고만장해졌겠구나.

 

우리 국민은 대통령 한 번 직접 뽑아보겠다고 그렇게 피를 흘렸는데, 그들은 국민의 대리인이라면서 투표권조차 행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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