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한테 하소연을 듣는 일이 있다. 그런데 얘기하다보면 어느 덧 그가 욕하는 사람을 편을 들어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다. 그런데 그건 정말 그가 맞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게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게 싫기 때문이다. 그가 그로 인해 힘들어하는 게 싫다. 상사 욕을 하는데, 상사 편을 드는 부모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소연하는 사람은 자기 편을 들어주지 않아서 순간 욱하겠지만, 듣는 사람은 그 모든 상황을 안타까워 한다.
여자: 왜 내 편 들어주지 않는 건데! 넌 내 감정을 조금도 생각해 주지 않는 거야?
남자: 아니! 아니! (한 단어씩 힘주어) 아니. 널 사랑하니까. 널 아끼니까. 됐어?
여자: 그게 무슨 말이야! 아까부터 넌 걔 편을 들고 있잖아!
남자: 난 그냥, 네가 그 애를 미워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게 싫어. 네 영혼까지 그 망할 놈의 계집애가 갉아 먹고 있잖아.
여자: 뭐라고 하는 거야?
남자: 이거 알아? 넌 날 만날 때마다 걔 얘기를 해. 험담을 늘어놓는다고. 나쁜 말.
여자: 그게 뭐. 내가 괴로우니까. 나도 숨을 쉬어야 하잖아. 너한테라도 말해야지 누구한테 말해!
남자: 그래. 근데, 그건 풀리는 게 아니야. 곱씹는 거지. 상처를 계속 후벼 판다고.
여자: 그래서 지금 내가 잘못했다는 거야?
남자: 제발, 내 말 좀 들어줘. 나는 너랑 있는 게 좋은데, 넌 늘 억울한 표정과 화난 목소리로 그 애 욕을 해. 물론 같이 맞장구쳐주지. 그렇지만 나는 네가 (목이 막힌다) 행복했으면 좋겠고, 좋은 것들만 보고 생각했으면 좋겠어. 누군가를 계속 미워한다는 건 너무 괴로운 일이야. 너도 힘들잖아.
여자: (울먹이며) 난 네가 내 편을 들어주지 않아서 속상해.
남자: (단호하게) 아니야. 난 언제나 네 편이야. 그걸 의심하면 안 돼!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하는 건 너한테 결코 도움이 되지 않아. (애원하며) 그냥 잊으면 안 될까? 무시해 버려. 걔가 네 인생에서 중요한 게 아니잖아. 걔한테 꼭 인정받아야 하는 것도 아냐. 마음 같아서는 차라리 대판 싸우고 끝장내라고 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니까 나는 네가 마음을 바꿨으면 좋겠어. 나도 너도 걔를 바꿀 수는 없지만, 넌 네 마음을 바꿀 수 있잖아. 더러운 똥을 밟았다고 생각하고 치워버려! 누가 똥 밟았다고 똥한테 앙심을 품니?
2024년 9월 11일 우리 엄마 나 회사에서 힘들었다는 얘기하면 사측 대변인 돼서 https://x.com/OOO31965812/status/1833759842185761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