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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2026년 01월 10일 2026년 01월 15일

소파에서 TV를 보며 대화 나누던 모자. 60대임에도 팽팽한 피부를 자랑하는 여배우를 보면서

 

엄마: (한숨을 쉬며) 나랑 나이도 같은데, 어쩜 저렇게 피부가 좋을까?

 

아들: (엄마를 슬쩍 보며) 다 돈지랄이지 뭐. 집안일은 가사 도우미가 다 해줄 거고. 맨날 마사지나 받고, 피부과에서 시술받을 텐데.

 

엄마: 엄만 거울 보기 싫어서 안 봐.

 

아들: (발끈하며) 엄마 얼굴이 어디가 어때서!

 

엄마: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피부는 처지고, 거무튀튀하잖아. 세월이란 참.

 

아들: (속상한 마음에) 엄만 지금도 멋져. 나한테는 세상에서 제일 예뻐.

 

넓은 강의장에 30대 아들이 연설하고 있다.

 

이게 제가 부정직한 거울을 만든 배경입니다. 사실 우리는 평생 자기 얼굴을 모르고 살아갑니다. 거울이 남들이 보는 자기 얼굴이 이렇겠다고 보여주니까 알게 되는 거죠. 그러고는 사회적인 미의 기준에 맞춰서 주름과 잡티, 흰 머리카락이 얼마나 있는지 셉니다. 그런데 꼭 자기 얼굴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하는 걸까요? 물론 자기 객관화는 필요하죠. 하지만 생각이나 태도가 아닌 외모까지도 자기 객관화하는 게 나이 든 부모의 정신 건강에 이로운지 의문이 있습니다. 

 

자, 오늘 이 강연장까지 오는 길을 되새겨봅시다. 거리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을 겁니다. 그중에서 잘 생기고 예쁜 사람을 몇 명이나 만나셨나요? 저는 TV에 나올 만큼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사람을 단 한 명도 못 만났습니다. 아니요. 지난 한 달간, 1년 동안 단 한 명도 못만났어요. 그러니까 그게 정상적인 거죠. 우리는 대부분 다시 뒤돌아볼 만큼 멋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사는 데 지장이 없죠. 외모로 주목받고 패션 모델이 되고 큰 돈을 벌 일도 없지만, 우리는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다시 제 어머니 얘기로 돌아가 보죠. 어머니는 늙은 자기 얼굴을 거울로 보고 매번 실망하십니다. 왕년에는 연예인만큼 예쁘지는 않아도 피부가 좋았던 시절이 있었으나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성형 수술을 하지 않는 이상 오늘 거울 속의 모습이 남은 생애 가운데 가장 젊고, 아름다운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상황에서 거울이 있는 그대로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는 모두 늙습니다. 일찍 세상을 떠나지 않는다면 단 한 사람도 예외가 없죠. 그런데 젊은이는 노화를 너무나 안 좋게 본 나머지 더 늙기 전에 죽고 싶다고 말합니다. 실제보다 더 나쁘게 생각하죠. 나이 든 여배우 중에서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자기만 기억해 주기를 원해서 은퇴 후에 다시는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기도 합니다. 이게 정상적인 건가요? 

 

부정직한 거울은 사람의 얼굴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중력이 작용하지 않죠. 다들 거짓말인 줄 알지만, 우리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분들은 만족하십니다. 아부하는 게 인공지능 알고리듬이어도 기분 좋아지는 게 인간이잖아요? 나의 선택도 아니고 저절로 주어져 타고난 얼굴과 나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세월을 탓하며 살기에는 인생은 너무나 아름답고 짧습니다. 거울 하나로 부모님의 정신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면 저는 기꺼이 하얀 거짓말을 선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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