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기가 무엇이었건 간에 슬사를 선택했고, 묘하게 빠져들었다.
나도 초기의 긴장감이 좋았지만
나도 사회적 사건에 관심이 있었지만
한 회 한 회 지나갈수록 제발 무사히 마칠 수 있기만을 바랐다.
나도 슬플 때 사랑한다.
폭력 남편 때문에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가 의사더러 얼굴을 바꿔 달래.
그리고 사랑하던 아내를 잃은 날,
정신줄을 놓은 조력자가 피해자의 얼굴을 아내의 것으로 바꿔.
지금까지 계속 실패했다는데, 이번에는 무사히 벗어날 수 있을까 가슴 졸이던 시간들
어느새 사랑에 빠진 피해자와 조력자를 응원하고 있었지.
나도 슬플 때 사랑한다.
미친 듯이 피해자를 쫓는 가해자는 어찌나 촉이 좋던지 무서웠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가슴 따뜻한 조력자가 있었기에
어떻게 해서든 행복하게 끝나기만 바랐어.
옷을 입는 것, 친구를 만나는 것 그리고 자신의 그림을 세상에 내보이고 싶은 것
어느 것 하나도 자기 마음대로 못하고 피멍이 들게 맞고 살았을
피해자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나도 슬플 때 사랑한다
부디 해피 앤딩이길 설혹 새드 앤딩이라도 가슴 먹먹한 사랑 이야기이길
그러던 마지막회
피해자를 사랑하는 조력자는 무기력하기만 하고
오히려 가해자가 시원하게 복수를 하더니
감금, 폭행, 협박, 납치죄로 감옥에 가는 게 아니라 멋진 음악과 화면 속에서 자살을 하데?
사랑에 눈이 멀고 귀가 먹어서 그런 거래.
피해자는 죽도록 괴로운데 이게 사랑이래.
나도 슬플 때 사랑한다.
난 전혀 행복하지 않은데 기자들이 해피 앤딩이래.
누가 행복한 거지?
죽은 혹은 죽을 뻔한 피해자?
그걸 지켜봐야 했던 조력자?
다음 사랑을 기약한 가해자?
어느새 사라진 조력자의 가족?
그도 아니면 마감에서 벗어난 작가? 제작진들?
비록 과정은 나빴지만 찐사랑이기에 가해자가 자살하길 바랐던 사람들?
나도 슬플 때 사랑한다.
여태 피해자와 조력자가 슬플 때 사랑하는 줄 알았건만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나 봐.
그래, 가해자도 격정적으로 슬플 때 사랑한 거야.
불쌍하게도 폭력 아버지에다가 어머니는 가출을 일삼았었거든.
급기야 힘없는 어린애를 두고 자살해버렸어.
심지어 아내는 넓은 마음으로 보듬어 주지도 않았지.
진짜 사랑한 건데. 단지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던 것 뿐인데 얼마나 슬펐을까!
지금 이 순간 그는 말이 없는데, 나는 왠지 그가 슬퍼 보여서 눈물이 난다.
나도 슬플 때 사랑한다.
ㅡ
MBC 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
http://www.imbc.com/broad/tv/drama/loveinsad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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