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들어 보기는 했지만, 집 안에서만 자라서 그림자를 사랑하는 게 어떤 것인지 모르는 아이가 있었다.
아이가 우연히 집밖으로 나왔을 때 그림자를 만나게 됐다. 그리고 그는 마법처럼 이끌리며 자신을 닮은 그림자를 사랑하게 됐다.
"난 내게도 그림자가 있는 줄 몰랐어!"
하지만 그림자를 무시하던 사람들은 아무도 그림자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혹은 그를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치 않았다. 그래서 이상한 아이가 나타났다고 수군거렸다.
"난 그림자가 생기는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이렇게나 행복한데, 왜 사람들은 나를 욕하는 걸까?"
사람들은 그림자가 존재함에도 그림자가 없는 체 했고, 그림자를 사랑하는 아이를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는 외로웠다.
"그래, 나도 집 안만 있을 때는 그림자를 사랑하는 사람을 미쳤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내가 그림자와 사랑에 빠지다니!"
아이는 집 안에서 누리는 사랑만이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들이 이해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을 피해 그림자가 생기지 않도록 숨어서 사랑을 해야 하는 처지가 서글펐다.
"사랑은 무지개색인 걸. 그래도 나는 나의 그림자를 사랑하고 그가 자랑스럽고 나의 사랑을 큰 소리로 외치고 싶어!"
아이가 그림자를 사랑한다고 떠들어 대자, 이내 사람들이 몰려와 아이의 온몸을 검게 칠해버렸다. 그렇게 아이도 어느새 그림자가 됐다. 결코 뜨거운 심장을 가진 그림자를 사람이라고 그리고 그와의 알록달록한 사랑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미친 사랑도 어쨌든 사랑이다. 그걸 보던 하늘에서 비를 내리자 덧칠해놓은 검은색 페인트가 힘 없이 벋겨졌다. 비가 갠 뒤, 쨍쨍한 하늘 아래 그림자는 이전보다 더욱 선명하게 빛났다. 그러나 아이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그림자의 미소는 아이만이 알아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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